화순

나주시문화재단 원데클레스
유제이 작가는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작곡을 부전공해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컨템포러리미디어뮤직을 전공하며 석사학위를 받았다.
예술에 대한 폭넓은 학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이어온 그는 국제현대미술전 입상을 비롯해 30여 곳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남송미술관 청년신진작가전과 에코뮤지엄 허수아비 마을 전시, 2024년 ‘감성의 순간성’ 초대작가전 등 개인전에서도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작품활동하는 시민들
특히 2026년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신예 작가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20년 AAF 알파아트페스티벌 입선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자신만의 추상회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최근에는 나주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지역의 추상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원데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제이 작가에게 회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니다. 그날의 감정과 직관을 색과 선으로 기록하고, 작업 과정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자기 탐색이다.본지는 원데이 프로그램 현장에서 유제이 작가를 만나 작품세계와 예술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의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추상화 작품화동 집중하는 시민들
Q. 독자들에게 유제이(UJ) 작가를 소개한다면 어떤 작가라고 말씀하고 싶으신가요?
유제이 작가
저는 감정을 색과 선, 그리고 음악으로 기록하는 추상화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저의 작업은 미리 정해진 이야기나 이미지를 따라가기보다 그 순간의 감정과 직관에서 출발합니다. 그림에서는 색과 선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즉흥 피아노에서는 선율과 울림을 통해 감정을 흘려보냅니다.서로 다른 매체를 사용하지만 두 작업 모두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연결돼 있습니다.
Q. 작품을 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색, 형태, 소재, 이야기 가운데 무엇인가요?
유제이 작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그날의 감정과 직관입니다.미리 스케치를 하거나 완성된 이미지를 정해놓고 그리기보다는 하얀 캔버스 앞에서 그 순간 마음이 가는 색을 선택하고 감정을 화면 위에 자유롭게 펼쳐내며 시작합니다.
작업을 이어가면서 색과 형태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작품의 방향도 조금씩 드러납니다. 그래서 작업을 시작할 때는 저 역시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알지 못합니다.

추상화 작품활동하는 시민들
Q. 작품의 제목은 어떤 방식으로 정하십니까?
유제이 작가
작품의 제목도 미리 정해놓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느껴지는 감정과 화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깊이 있는 감정이 화면 위로 드러나면서 ‘이제 됐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작품의 제목이 정해집니다.저에게 제목은 작품을 설명하는 정답이라기보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포착한 감정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흔적입니다.
다만 ‘My Music’ 시리즈는 제목을 먼저 정해놓고 작업합니다. 제가 감정을 담아 즉흥적으로 작곡한 피아노곡을 회화로 표현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먼저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이미지와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합니다. 현재 ‘My Music 1’부터 ‘My Music 4’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작품 한 점을 완성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과 과정을 거치나요?
유제이 작가
한 번에 완성하기보다는 여러 날에 걸쳐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케치 없이 그날의 감정을 담아 직관적으로 색과 선을 올리고, 작업이 마른 후 다시 화면을 바라보면서 필요한 색과 질감을 덧입힙니다.이렇게 여러 번의 작업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캔버스에 여러 날의 감정과 시간의 흔적이 쌓이게 됩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제가 의식하지 못했던 감정이 화면을 통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성된 그림을 바라보면서 ‘아, 내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제 자신을 이해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UJ작가 작품
Q. 작업하면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유제이 작가
여러 날의 작업을 거쳐 화면의 색과 질감, 선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요소들이 서로 관계를 만들고 제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깊은 화면이 만들어졌을 때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특히 오랜 시간 쌓아온 감정과 흔적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순간, 그동안의 작업이 하나로 이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Q. 개인적인 삶의 경험은 작품에 어느 정도 반영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유제이 작가
개인적인 삶의 경험은 작품에 자연스럽게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사건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날의 감정과 생각, 경험은 결국 작업의 출발점이 됩니다.같은 색을 사용하더라도 제가 어떤 마음으로 작업했는지에 따라 화면에 나타나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에게 작품은 지나간 시간과 감정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Q. 화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유제이 작가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유제이 작가
저에게 화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에 흔들리고 있는지를 작업을 통해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저를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또 개인적인 감정에서 시작한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작가로서 작업을 계속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UJ작가 작품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원데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유제이 작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평소에는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논리로 설명하려고 하지만 색과 선을 이용하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참여하시는 분들이 완성된 그림의 결과보다 그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잠시 들여다보고 ‘지금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경험하셨으면 합니다.
Q.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 느끼는 장점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유제이 작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지역의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주에서 전시와 원데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작품을 전시장에 걸어두는 것뿐 아니라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그림을 그리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물론 수도권에 비해 전시나 문화예술 관련 기회가 많지 않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하지만 지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오히려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만남 자체가 지역에서 예술을 이어가는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UJ작가 작품
Q. 유제이 작가에게 ‘좋은 그림’이란 무엇인가요?
유제이 작가
저에게 좋은 그림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입니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순간 작품은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저는 작품을 통해 하나의 정답을 전달하기보다는 관람객이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여백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유제이(UJ)라는 화가에게 그림은 결국 무엇입니까?
유제이 작가
저에게 그림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이자 순간의 나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도 색과 선으로 표현하다 보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그 감정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 되고, 때로는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림은 저에게 무엇인가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결과물이라기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다른 사람과 나눌 때 누군가도 자신의 마음을 잠시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계속 그림을 그리는 이유이자 작업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유제이 작가는 색과 선, 음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을 건네고 있다.특히 지역에서 진행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좁히며 ‘예술은 어렵다’는 인식을 넘어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매개로서의 추상미술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부터 이어온 작품활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업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유제이 작가가 앞으로 어떤 색과 선, 그리고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우석 기자 1965pp@naver.com






편집 : 2026.09.14 (월) 17: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