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돌봄 이야기가 그림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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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돌봄 이야기가 그림책이 됩니다”

- 나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 ‘나주 돌봄사례 그림책 만들기’ 강좌 운영 -
- 돌봄을 값싼 서비스가 아닌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사회적 가치로 재조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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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는 2026년 나주시 양성평등기금 공모사업의 하나로 오는 8월 5일부터 총 4회에 걸쳐 ‘나주 돌봄사례 그림책 만들기’ 강좌​를 운영한다. 이번 사업은 아이돌봄을 비롯해 노인돌봄, 장애인돌봄, 가족돌봄 등 나주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돌봄 경험을 발굴하고, 그 안에 담긴 돌봄의 의미와 가치를 그림책으로 기록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돌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돌봄노동은 여전히 여성과 가족, 저임금 노동자에게 불균형하게 집중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도 돌봄 부담의 성별 편중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2024년 맞벌이가구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남편 1.24시간, 아내 3.32시간으로 나타났다.

돌봄을 시장에서 구매하는 하나의 상품으로만 바라볼 경우, 누군가는 보다 낮은 비용으로 돌봄을 이용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저임금과 희생에 의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돌봄은 인간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는 전문적인 노동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 ‘가능한 한 싸게 이용해야 하는 일’로 축소될 수 있다.

돌봄윤리와 돌봄 민주주의 연구자인 조안 트론토 교수도 최근 국내 언론과의 대담에서 돌봄의 책임이 여성과 저임금 노동자에게 과도하게 전가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돌봄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있는 구조를 ‘무책임의 특권’으로 설명했다. 돌봄을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만들고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돌봄의 불평등한 분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올해 3월 돌봄노동자의 처우와 근로조건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노·정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지난 7월 31일에는 “좋은 일자리가 좋은 돌봄을 만든다”는 방향 아래 돌봄 종사자의 처우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돌봄의 질과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노동기구 역시 양질의 돌봄을 위해서는 돌봄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돼야 하며, 돌봄 분야에 대한 투자가 성평등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강좌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돌봄을 단순한 서비스나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사회적 실천으로 다시 바라본다.

첫 강좌가 열리는 8월 5일에는 ‘양성평등과 돌봄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외부 전문가 특강을 통해 돌봄 책임의 공정한 분담과 돌봄노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지는 8월 19일, 8월 26일, 9월 2일 강좌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삶과 돌봄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꺼내고, 이를 그림책의 인물과 장면,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아이를 돌보며 경험한 기쁨과 책임, 부모와 가족을 돌본 기억, 장애와 질병을 함께 견뎌낸 시간, 돌봄노동자로 일하며 느낀 보람과 어려움 등을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하게 된다.

강좌 종료 후에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9월 30일까지 그림책 원화 작업을 진행하고, 편집과 출판 과정을 거쳐 10월 말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완성된 그림책은 지역사회에 배포해 돌봄의 가치와 양성평등한 돌봄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설화 나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장은 “돌봄을 비용과 효율의 언어로만 평가하면 돌봄노동자의 삶도, 돌봄을 받는 사람의 존엄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며 “이번 그림책 만들기를 통해 돌봄노동자들이 수행해 온 노동의 의미와 전문성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받으며 성장하고, 삶의 어느 순간에는 다른 사람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며 “사람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연대감이 깊어지는 ‘돌봄의 기쁨’이 복원되는 사회, 돌봄이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드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는 앞으로도 돌봄을 특정 성별이나 가족, 돌봄노동자 개인의 희생에 맡기지 않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존중해야 할 공동의 가치로 확산하기 위한 교육과 문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 - 나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 전경
김도영 기자 jinee71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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