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집까지 5분 달려갔는데”…영암 들녘에 여성농업인 화장실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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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면 집까지 5분 달려갔는데”…영암 들녘에 여성농업인 화장실 생겼다

영암군, 신북·미암·군서면 3곳에 이동식 화장실 설치…농작업 현장 불편 해소
여성농업인 79명 포함 263개 농가 혜택…위생·건강 챙기는 농업 기반 마련
시범사업 1000만원 투입…우승희 군수 “내년에도 설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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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10월 14일 여성농업인 화장실 설치 현장 방문
[영암=김은옥기자] 농사일을 하다 용변이 급해도 마땅한 화장실이 없어 집까지 차를 타고 가야 했던 여성농업인들의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군이 농작업 현장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면서 여성농업인의 위생과 건강을 고려한 영농 환경 개선에 나섰다.영암군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여성농업인 화장실 지원사업’을 통해 신북면·미암면·군서면 등 3곳에 들녘 화장실 설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농업인 자부담을 포함해 약 1000만원을 투입한 이번 사업은 여성농업인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농업 현장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미암면에서 벼농사 등을 짓는 여성농업인 박선화 씨는 이달 자신의 경작지에 화장실을 설치했다. 박 씨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서 전체 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 자부담도 부담했다.박 씨는 “들녘에서 농사일하다가 볼일이 급하면 식은땀을 흘리면서 차를 타고 5분 남짓 걸리는 집까지 가야 했다”며 “친환경 이동식 화장실이 농업 현장에 생겨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이어 “깨끗한 좌변기에 편하게 앉아 용변을 볼 수 있어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설치된 화장실은 여성농업인 79명을 포함해 263개 농가에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암면의 화장실은 여성농업인 30명을 포함한 1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동안 농촌에서는 작업장과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없어 농업인들이 장시간 농작업 중에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성의 농업 참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농업 기반시설은 남성 중심의 영농 환경과 작업 편의에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영암군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농업인에게 필요한 생활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장시간 노동에 따른 위생 문제와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사업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했다. 영암군은 지난해 여성농업인 간담회에서 들녘 화장실 설치 건의를 받은 뒤 올해 5월 수요조사를 실시해 농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어 8월에는 화장실 설치 장소 150m 이내에 공동·개방 화장실이 없어야 하고, 관리책임자를 지정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등의 지원 요건을 마련했다. 공모를 거쳐 최종 3곳을 선정했으며, 이달 설치를 완료했다.화장실을 지속해서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운영 기준도 마련했다. 각 시설의 관리책임자는 농번기 주 1회 이상 소독과 정화, 분뇨 수거를 실시하고 관리카드를 작성·비치하기로 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난 14일 미암면 신포리의 들녘 화장실 설치 현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고 여성농업인 등과 만나 이용 과정에서의 불편 사항과 개선 의견을 들었다.우 군수는 “많은 농업인을 위해 들녘 화장실 설치에 땅을 내놓고 자부담까지 내주신 농업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들녘 화장실 설치를 이어가 더 많은 농업인이 편리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어 “군민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군정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영암군은 이번 시범사업의 운영 상황과 현장 의견을 살펴 들녘 화장실 설치를 이어가는 등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영농 환경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김은옥 기자 1965p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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