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머무는 도시의 20년”…순천만, 람사르습지 넘어 세계적 생태도시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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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가 머무는 도시의 20년”…순천만, 람사르습지 넘어 세계적 생태도시로 진화

- 세계 철새의 날·람사르습지 등록 20주년 맞아 복원 성과 재조명…흑두루미·저어새 돌아온 순천만
- 주민 참여형 보전·생태관광·국가정원 연계 전략 성과…“다음 20년은 생태경제 도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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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장형덕 기자] 2026년은 순천만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다. 세계 철새의 날 20주년이자, 순천만이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두 기념일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철새가 머무는 도시는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다.순천시는 지난 20년 동안 그 질문에 대해 개발이 아닌 보전으로, 훼손이 아닌 복원으로 답해 왔다. 특히 행정 중심의 일방적 관리가 아닌 시민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생태 보전 모델을 구축하며 순천만을 세계적인 생태도시의 상징으로 성장시켰다.

◇국내 첫 연안습지 람사르 등록…순천만의 역사적 전환점
2006년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최초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되며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습지로 공인받았다. 같은 해 시작된 세계 철새의 날은 철새와 이동 경로,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 환경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지금의 순천만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순천만은 골재 채취와 하천 정비, 무분별한 주변 개발 압력으로 인해 생태 훼손 위기에 놓여 있었다.

전환점은 순천시와 시민들이 순천만을 단순한 미개발지가 아닌 도시의 미래를 바꿀 생태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찾아왔다.이후 순천시는 철새 서식지 확대와 흑두루미 먹이터 조성, 전봇대 철거, 친환경 농업 확대, 주민 참여형 갈대 관리 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했다. 그 결과 순천만은 흑두루미와 저어새, 큰고니, 도요물떼새 등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생태 서식지로 자리매김했다.

◇"새가 돌아왔다”…복원 성과 현장에서 확인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순천만 보전 정책은 최근 현장에서 더욱 뚜렷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복원습지에는 북상하지 못한 흑두루미 한 쌍이 머물고 있으며, 연꽃복원습지에는 장다리물떼새가 찾아왔다. 흑두루미와 저어새가 함께 관찰되는 장면도 포착됐고, 순천만 주차장 인근에서는 꼬마물떼새의 번식까지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조류 관찰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철새가 돌아오고 둥지가 생기며, 서로 다른 종들이 하나의 습지를 함께 이용한다는 것은 장기간 이어진 복원 정책이 실제 생태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순천시는 사람의 접근을 조절하고 철새 비행을 방해하는 시설을 제거하는 한편, 갯벌과 농경지, 복원습지를 연결하는 생태축 조성에도 힘써 왔다.

◇주민이 지키고 시민이 기록하는 생태도시
순천만 보전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주민이 보전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순천시는 순천만 인근 주민들을 단순한 규제 대상이 아닌 생태 보전의 동반자로 바라보며 다양한 참여 사업을 운영해 왔다. 주민들은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친환경 농업, 철새 지킴이 활동, 갈대 베기와 갈대울타리 설치, 환경 정비 등에 직접 참여하며 순천만의 생태 질서를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주민들은 자연을 지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역할을 찾고 있으며, 세계적인 생태 습지 보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높아지고 있다.방문객 역시 순천만 보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순천만에서는 동행해설과 갯벌탐험, 조류탐험, 힐링탐조 등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관람객들은 해설사와 함께 순천만의 역사와 생태 이야기를 듣고, 갯벌 생물과 철새를 직접 관찰하며 습지 보전의 의미를 체험하고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배우고 기록하며 참여하는 생태관광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생태가 경제를 바꾼 도시…순천의 다음 20년
순천만 보전은 단순히 자연환경만 살린 것이 아니라 도시의 성장 방향 자체를 변화시켰다.순천시는 순천만 보전과 국가정원 조성, 생태관광, 주민 참여, 정주환경 개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왔다. 순천만은 이제 순천을 대표하는 상징이 됐고, 국가정원은 도심과 습지를 연결하는 생태 전이공간으로 자리 잡았다.생태는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은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해설과 교육, 콘텐츠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있다.순천시는 람사르습지 등록 20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순천만과 동천하구, 농경지, 복원습지를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하고 흑두루미 등 다양한 철새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서식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순천시 관계자는 "2026년은 순천만 람사르습지 등록 20주년이자 세계 철새의 날 20주년이라는 점에서 순천만 보전의 의미를 시민과 다시 공유하는 중요한 해”라며 "지난 20년간 이어 온 복원과 주민 참여, 생태관광의 성과를 바탕으로 철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1 - 겨울철새 흑두루미와 여름철새 저어새
사진2 - 순천만 갈대숲탐방로 흑두루미 경관 연출
장형덕 기자 gas40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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