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전시 제목인 ‘완전한 것들의 틈’은 견고하고 완전해 보이는 사회 구조와 체계 속에서도 예술가들이 발견해낸 균열과 질문을 의미한다.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익숙한 역사와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 이면의 문제들을 성찰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특히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 의미를 바탕으로, 역사적 비극과 문화적 차별, 국제사회의 갈등과 폭력 등을 다룬 작품들을 집중 소개한다. 광주의 5월이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시대를 증언하고 현실에 목소리를 내게 했듯, 이번 전시 역시 동시대 사회를 향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시는 크게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먼저 1전시실에서는 현재 실물이 소실된 대형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1989)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몰입형 콘텐츠가 공개된다. 당시 약 3개월에 걸쳐 제작된 이 작품은 가로 길이만 77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으로, 갑오농민전쟁부터 5·18광주민주화운동까지 한국 근현대사 120년의 흐름을 담아낸 역사화다.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고해상도 복원 파일에 움직임과 영상 효과를 더해 관람객들이 거대한 역사 현장 속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이어 2·3전시실에서는 국내외 작가 12인이 바라본 동시대 사회의 풍경과 갈등을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풀어낸다.
권승찬은 이념 대립 속 반복되는 폭력의 구조를 추적하며, 강수지·이하영은 제주4·3과 여순10·19, 5·18로 이어지는 국가 폭력과 억압의 역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문경원은 권력의 허상을, 이용백은 불안정한 사회 속 현대인의 불안과 위태로움을 시각화했다. 장민승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반복되는 사회적 비극에 대한 애도와 기억의 메시지를 담아냈다.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주목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경험한 올리아 페도로바는 전쟁이 개인의 삶과 심리에 남긴 상처를 영상으로 표현했으며, 가브리엘라 골더는 민중 예술가들의 활동을 통해 사회 현실과 저항의 의미를 조명한다.
또 윌리엄 켄트리지는 역사 속 부조리와 권력을 풍자적으로 드러내고, 처지엔취안과 사하르 호마미는 전통과 현대,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월적 공간과 감각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김허경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역사와 사회적 부당함에 맞선 예술의 저항 정신을 미디어아트로 조명하는 자리”라며 "광주 5월 정신이 현대적 예술 매체를 통해 새로운 시대 담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 - 완전한 것들의 틈 포스터
박우석 기자 1965pp@naver.com






편집 : 2026.06.14 (일) 06: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