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사진 - 김호원 - 억새 그 길이
동학농민혁명은 그동안 전북 지역의 고부 봉기와 황토현 전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전봉준을 비롯한 주요 지도자들이 체포·처형된 이후에도 전남 지역에서는 동학농민군의 항쟁이 꾸준히 이어졌다. 나주성, 함평 고막포, 장흥 석대들 등 주요 거점에서 전개된 항쟁의 역사는 남도 동학의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가리워졌던 전남 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기억에 주목한다.
이번 기획전시는 132년 전 영산강 물길을 따라 전개된 전남 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이다. 참여 작가 9명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통해 관련 역사를 연구하고 학습했으며, 함평 고막포다리, 무안 불무공원, 몽탄 차뫼마을, 청계 청천리 집강소 터,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 등 주요 격전지 현장을 직접 답사했다. 작가들은 현장에서 마주한 역사적 흔적과 장소에 축적된 기억을 미학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각자의 시각예술 작품으로 풀어냈다.
1차 전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30일까지 무안승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며, 2차 전시는 11월 3일부터 27일까지 목포 갤러리 나무에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설치미술, 영상 등 다양한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김우성, 김호원, 박일정, 송일석, 신지현, 윤선미, 원을지, 전상보, 정성우 작가가 참여해 총 1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 - 영산강 고막천
참여 작가들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단순히 재현하거나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영산강이라는 공간과 그곳에 축적된 시간, 흔적과 기억을 각자의 감성과 상상력으로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완결된 역사상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에게 오늘날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이번 전시는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남도의 생태·문화·역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속 가능한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응재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 이사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전남 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인물과 숨은 이야기를 현대미술의 언어로 발굴하고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영산강의 생태와 역사가 어우러진 이번 전시가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동학농민혁명 132주년을 맞아 그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은 2015년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목포를 비롯한 전남 지역의 예술인과 시민 등 160여 명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다.
박우석 기자 1965pp@naver.com






편집 : 2026.11.04 (수) 11:37


